1. 소쉬르의 영향
소쉬르의 영향력은 구조주의 전반에 걸쳐 나타나는데, 이것은 비단 라깡의 정신분석뿐만 아니라 메를로-퐁티의 철학, 레비-스트로스의 인류학, 롤랑 바르트의 문학 등에서 확인된다.1) 소쉬르는 구조라는 말 대신 체계라는 용어를 사용하였으며2) 소쉬르의 체계란, 체계 내의 요소들이 서로 맺는 관계에 따라 가치를 이끌어 내고 조직하는 것을 말한다.3) 이러한 소쉬르의 영향은 크게 기호의 자의성, 차이, 랑그(langue)와 파롤(parole)의 구분, 공시성의 우위 등으로 나누어 설명할 수 있다.
먼저 기호의 자의성은 사물과 언어 사이에 자연적인 관계가 있는 것이 아니라 사물에 붙여진 명칭이 자의적으로 선택됨을 의미한다.4) ‘나무’라는 개념에 대해 우리는 그것을 tree(영어에서 나무를 의미하는 단어)라고 부를 수도, arbre(프랑스어에서 나무를 의미하는 단어)라고 부를 수도, 나무라고 부를 수도 있으며 연어를 물고기가 아닌 ’나무‘라는 개념을 지칭하는 단어로 사용할 수도 있었다. 대상과 그것을 지칭하는 단어 사이에는 어떠한 필연적인 관련이 없다는 것이 기호가 가진 자의성이 뜻하는 바이다. 이러한 기호의 자의성은 단어와 그 단어에 상응하는 대상 사이에 어떤 필연적인 연관이 있다고 보았던 기존 언어학과 소쉬르가 단절하였음을 의미한다.5) 소쉬르에게 있어서 기호란 언어의 최소 단위이며, 이것은 다시 시니피앙과 시니피에로 구성된다. 시니피앙은 “물질적 소리가 아니라 소리의 심리적 흔적(l’emreinte psychique)”6)을 뜻하고 기의는 기호가 지시하는 개념을 일컫는 것이다. 여기서 소쉬르가 기호가 지시하는 것은 사물이 아닌 개념으로 보았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우리가 ‘나무’라는 단어에 해당하는 것을 떠올릴 때 사람마다 생각하는 나무의 이미지는 모두 다르며 이는 실제로 존재하는 나무와도 다른 것이다. 즉 ‘나무’라는 기표가 지시하는 것은 실제 존재하는 대상으로서의 나무가 아니라 관념화된 개념이다.7& 이런 점에서 소쉬르의 기호는 지시 대상을 배제한 기의와 기표의 관계를 다루는 것이며 언어 외적인 대상과 상관없이 오직 언어 체계 내에 있는 다른 언어 단위들과 결합한다.8) 소쉬르는 시니피앙과 시니피에로 이루어진 기호를 다음과 같이 표현한다.
시니피앙과 시니피에는 기호의 분리할 수 없는 결속된 두 단면이며 시니피앙과 시니피에로 이루어진 기호는 하나의 단위로 기능한다. 또한 위의 도식에서 기의와 기표를 함께 감싸고 있는 타원은 기호의 구조적 통일성을 상징하는 것이다. 소쉬르에게서 의미작용은 기표와 기의가 맺고 있는 관계로부터 도출되는데, a라는 기호의 의미작용은 그것이 ‘기호 b가 아님’, ‘기호 c가 아님’이라는 대립 속에서 이루어진다.10) 즉 기호들 사이의 차이가 언어의 가치 체계를 구성하고 언어 안에는 차이만이 있다.11) 이러한 차이는 음소적 차이에서 기인하기도 하고 전체적인 기호의 차원에서 이루어지기도 한다. 한국어에서 미역과 기역이 다른 의미를 지니는 이유는 ‘ㅁ’과 ‘ㄱ’과 같은 음소가 나타내는 음성적 차이에서 기인한다. 또한 미역은 파래나 톳, 다시마가 아니라는 가치의 차원에서 긍정적으로가 아닌 부정적으로 그것이 지닌 의미가 생성된다.
라깡은 위에서 제시한 소쉬르의 도식을
으로 변형시킨다. 소쉬르는 기표에 대한 기의의 우위를 강조하지 않았지만, 라깡은 기표를 대문자 S로, 기의를 소문자 s로 표기하고 기의와 기표의 위치를 바꿈으로써 기의에 대한 기표의 우위를 강조하였다. 또한 기호의 두 면을 나타내는 기의와 기표 사이의 가로선은 라깡에 의해 단절을 나타내는 횡단선13)으로 바뀌었다. 이 횡단선은 시니피앙과 시니피에의 관계 속에서 구성되는 의미작용(signification)의 저항을 의미한다.14) 즉 라깡은 시니피앙과 시니피에의 관계가 자의적이지만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고 말했던 소쉬르의 주장을 넘어서, 시니피앙과 시니피에 사이의 단절을 적극적으로 도입한다. 라깡이 보기에 시니피앙과 시니피에의 결합만으로는 의미작용으로 나아갈 수 없으며 의미작용은 시니피앙와 시니피앙이 대체되는 은유를 통해 생성되는 것이다. 시니피에가 시니피앙 연쇄의 부산물이 됨에 따라 시니피에는 시니피앙 아래로 끊임없이 미끄러져 들어간다.15) 다시 말해 하나의 기표에 고착된 의미는 사라지고 기표들끼리의 대체(은유)와 결합(환유)에 의해 의미는 새롭게 생성되거나 유지된다. 사전에서 모르는 단어를 찾아볼 때 우리가 마주하게 되는 것은 시니피앙의 나열이며, 거기서 마주한 시니피앙의 의미를 찾기 위해 우리는 또 다시 사전을 찾아 나서고 그 곳에서 또 다른 시니피앙들과 만나게 된다. 이런 방식으로 시니피앙에서 시니피앙으로 연결되는 작용은 사전의 기표를 옮겨 다니는 것과 같이 끊임없이 이어지며 이 과정에서 의미는 확정되지 않고 미끄러진다. 또한 시니피에가 시니피앙 아래로 미끄러진다는 말의 의미는 다음과 같은 일상적인 예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나는 밥을 먹었다”라는 문장은 마침표가 찍힘으로써 하나의 의미를 구성한다. 그러나 “내가 밥을 먹으려고 했는데”라고 완성되지 않은 문장은 아직 의미가 확정되지 않은 것이다. 기표와 기표가 연쇄되는 환유적인 방식은 의미의 도래를 지연시키고 시니피앙 아래로 시니피에를 미끄러트린다. 그러나 시니피에의 미끄러짐이 무한히 이어지지는 않는다. 이러한 미끄러짐을 일시적으로 멈추는 것이 누빔점16)인데, 문장의 의미는 문장의 마지막 단어와 더불어 누빔점을 통해 그 의미가 완결된다.17) 환유 속에서 생산되는 아주 작은 의미가 의미하는 바가 이것이다.
또는 기의와 단절되어 의미 없이 작동하는 기표를 증상과 관련지어 설명할 수도 있다. 프로이트의 늑대인간 사례에서 늑대인간은 한 살 반 정도에 부모님의 후배위를 목격했으며, 이후 네 살이 되었을 때 그와 관련된 꿈을 꿈으로써 그 장면에 대해 이해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18) 프로이트는 “이 <최초 성교 장면>과 이 환자의 꿈, 증상, 그리고 그의 인생 역정의 관계를 조사하는 것”19)에서부터 정신분석을 시작한다. 여기서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증상의 원인으로 작용하는 인상, 즉 원장면은 그것의 의미가 밝혀지지 않은 채 먼저 각인이 되고 의미는 사후적으로 생성된다는 것이다. 여기서 의미가 사후적으로 생성된다는 말은 최초의 장면이 지닌 의미가 부모님의 성관계였음을 깨닫게 된다는 것이 아니라, 삶을 지배하는 증상의 기원으로서 그 기억이 어떻게 작동하는가가 정신분석 과정을 통해 나중에서야 밝혀짐을 의미한다. 원장면을 기표로 치환해 본다면, 의미가 부재하는 증상적 기표가 나중에서야 의미를 갖게 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때 주체를 장악하고 지배하는 것은 시니피앙이 가지고 있는 시니피에가 아니라 시니피앙 그 자체이다. 이어서 소쉬르의 도식에서 라깡의 도식으로의 이행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기의와 기표를 감싸고 있는 타원의 부재이다. 라깡은 이 타원을 삭제함으로써 기호의 구조적 통일성을 파괴하고 시니피앙과 시니피에 사이의 단절과 시니피에의 미끄러짐을 나타내고자 했다.
소쉬르의 사상에서 중요한 것 중 하나는 랑그와 파롤의 구분이라 할 수 있다. 단순히 구분하자면 랑그는 추상적인 언어 체계를, 파롤은 개별적인 상황에서 행해지는 개별적 발화를 의미한다. “언어(랑그)는 사회적 산물로서 개인이 언어활동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20) 것이며 소쉬르는 이러한 랑그를 구성요소들 사이의 차이와 관계로만 규정되는 순수한 가치체계이자 기호체계로 바라보았다.21) 반면 파롤은 개인적인 발화이며 추상적인 언어체계, 즉 랑그를 현재화하는 행위라고 할 수 있다. 랑그와 파롤의 구분은 체스 게임을 통해 쉽게 설명될 수 있다. 체스라는 놀이는 추상적인 규칙과 약속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러한 규칙은 실제로 이루어지는 게임의 실현을 통해 구현된다. 체스의 규칙은 게임과 상관없이 별도로 존재하지만 게임이 진행될 때 구현되는 체스 말들 사이의 관계를 통해 드러나는 것이다.22) 소쉬르는 다른 과학들과는 다른 언어학의 독자적인 과학성을 확보하기 위해 랑그와 파롤을 구분하였고 언어학의 일차적인 대상을 랑그로 삼는다.23) 이러한 체계, 즉 구조와 같은 랑그는 공시적인 것을 의미한다.24)
공시태(synchronie)는 소쉬르가 언어학에 시간성을 도입한 결과로서 나타난 것으로 시간의 흐름을 배제한 정태적인 시점을 의미한다. 이와 반대로 시간을 통해서 진행되는 시기를 통시태(diachronie)라고 부른다. 공시태와 통시태를 구분함으로써 언어학의 대상 역시 현재와 역사로 구분되는데 이 둘의 차이를 보다 쉽게 이해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예를 들 수 있을 것이다. 환율을 비교할 때 우리는 환율이 시간에 따라 그것이 어떻게 변화하는가를 기준으로 살펴볼 수 있다. 그러나 화폐를 다른 국가의 화폐와 비교하여 교환하고자 한다면 우리는 시간에 따른 변화의 추이를 관찰하는 대신 미국의 통화와 한국의 통화, 일본의 통화 등 국가의 화폐와 화폐 간의 현재 가치를 비교할 것이다. 이처럼 언어학 역시 시간의 흐름에 따른 언어의 변화를 추적할 수 있지만, 발화하고 있는 현재 작용하고 있는 구조에 관해 탐구할 수도 있다. 즉 공시적 언어학은 특정 시점에 동일한 언어 공동체에서 지각되는 체계와 언어의 작동을 살펴보는 것이고 통시적 언어학은 역사적으로 언어가 어떻게 변화했는가를 기술하는 것이다. 소쉬르는 이전까지의 언어학은 역사언어학일 뿐 공시적 언어학은 아니었다고 말한다.25) 그러나 주의해야 할 점은 순수한 공시적 상태는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이분법은 방법적 이론적 필요에 의해 고안된 것이다.26) 이러한 공시태와 통시태의 구분은 랑그의 체계성을 이상적으로 드러내기 위해 제시된 인식론적 모델이라 할 수 있다.27) 시간의 흐름에 따른 변화가 아니라 현재 작용하고 있는 랑그에 주목함으로써 소쉬르는 기존에 이루어지던 역사언어학(통시적 언어학)에서 공시적 언어학을 분리해 냈으며, 현행적인 발화 배후에 있는 구조를 학문의 영역으로 끌어들였다.
라깡은 이러한 공시태를 아버지의 법을 받아들이는 순간, 즉 부성적 은유의 순간과 연결시킨다. 프로이트의 ‘포르트-다’ 사례에서 ‘포르트-다’란 어머니의 부재를 상징화함으로써 상징계 내로 진입하는 것으로 설명한 바 있었는데,28) 라깡은 이 순간을 ‘포르트’와 ‘다’라는 두 가지 음소의 공시적 구조 속에 주체가 동화되는 것이라고 말한다.29) 즉 ‘가버린(포르트)’이라는 기표로 상징화된 어머니는 없는 것인 동시에 기표로서 있는 것이다. 여기에 ‘없음’을 의미하는 ‘가버린(포르트)’는 부재를 나타나는 기표가 되고 실패를 당김으로써 어머니의 부재 대신 아이가 갖게 되는 것은 실패 꾸러미이다. 이런 방식으로 아이의 상실이 기표로 대되어 상징계에 진입하게 되는 것과 동시에 어머니가 아닌 다른 대상을 욕망하게 된다. 또한 공시태의 도입으로 중요하게 부각되는 것이 ‘말하는 주체’인데, 통시적 변화를 연구하는 일에 주체의 의식은 개입하지 않지만 공시태에서는 현재 말하는 주체의 의식 속에 들어 있는 언어의 사용이 중요하게 등장한다.30) 즉 공시성이란 현재 발화하는 주체를 사로잡고 있는 체계이며 이것을 라깡적인 용어로 표현하자면 말하는 주체를 지배하고 있는 구조로서의 언어를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31) 현재 말하고 있는 언표의 주체는 말하는 순간마다 대타자의 담론에 지배를 받고 있는 반면32) 언표 행위의 주체는 상징계 내에 진입하지 못한 채 사라진다. 그런데 역설적이게도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에 소쉬르에게서 랑그가 파롤보다 중요하게 다루어졌던 것과 달리 라깡에게서는 파롤에 중요성이 부여된다.33) 대타자의 지배를 받고 있는 상징적 주체의 현실 속에서 주체의 진리는 ‘꽉 찬 말’로서 드러나기 때문이다.34)
2. 야콥슨의 영향
프랑스 구조주의에 영향을 미친 언어학자로서 야콥슨을 빼놓을 수 없다. ‘구조주의’라는 표현은 1928년 헤이그에서 열린 ‘제1차 국제 언어학회’에서 처음 등장하였는데 이 학회에는 야콥슨을 비롯한 여러 러시아 학자들과 소쉬르의 강의 필기 노트를 정리하여 『일반언어학 강의』로 출판한 발리와 세슈에 같은 제네바 학자들이 참석하였다.35) 이러한 야콥슨을 라깡에게 소개하고36) 그의 구조주의 언어학을 프랑스에 도입한 사람이 바로 구조주의 인류학자 클로드 레비-스트로스였다. 친밀한 관계를 맺었던 야콥슨과 레비-스트로스는 서신을 주고받으며 서로의 사상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야콥슨과 레비-스트로스의 만남은 1941년 뉴욕에서 이루어지는데 당시 레비-스트로스는 반유대주의 정책에 의해 프랑스에서 추방된 상태였으며 야콥슨은 소비에트 러시아에서 시작하여 1939년 프라하를 거쳐 마지막으로 나치 정권을 피해 1941년 뉴욕에 머무르는 중이었다.37) 디디에 에리봉과의 대담에서 레비-스트로스는 야콥슨과의 만남은 언어학이라는 학문 속에 이미 구조주의가 존재하고 있음을 알게 되는 결정적인 사건이었다고 말한다.38)
야콥슨의 이론에 영향을 받은 라깡은 은유와 환유 개념을 통해 주체를 설명하고자 했다. 라깡의 은유와 환유 개념을 이해하기 위해서 먼저 야콥슨의 언어학에서 은유와 환유가 어떤 방식으로 설명되는지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야콥슨은 언어의 단위를 선택(selection)과 결합(combinaison)으로 구분하는데39) 이 두 가지 구분은 소쉬르의 부재하는 것(잠재적인 것, in absentia)과 현존하는 것(in praesentia)의 구분을 계승한 것이다.40) 말을 할 때 “화자는 낱말들을 선택하여, 그가 사용하는 언어의 통사 체계에 적합하게 낱말들을 결합시켜 문장을 만든다.”41) 이어서 “수신자는 일정한 발화체(메시지)가, 가능한 모든 구성 요소들의 목록(코드) 안에서 <선택된> 구성 요소들(문장, 낱말, 음소 등)의 <결합>이라는 점을 알아챈다.”42) 먼저 선택은 “언어적 단위들의 선택”43)을 말한다. ‘나는 책을 읽는다’라는 문장을 예로 들어 보자면 여기서 문장의 주어로 ‘나’ 대신에 ‘너’ 혹은 ‘당신’이라는 단어가 올 수 있다. 즉 ‘나는 책을 읽는다’라는 문장의 주어에 어떤 단어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너는 책을 읽는다’ ‘당신은 책을 읽는다’라는 문장이 가능해진다. 이때 주어로 ‘나’를 ‘선택’한다면 너 혹은 당신을 포함한 다른 단어들은 주어 자리에 등장할 수 없는 잠재적인 것으로 남아 있다는 점에서 선택은 소쉬르가 이야기한 ‘부재하는 것’과 연결된다. 소쉬르는 이러한 공통성이 있는 그룹을 연합적 관계(rapport associatif)라고 불렀는데44) 연합이란 “언어 속에 존재하는 다른 구성 항들과의 심리적 연합”45)을 말한다. 연합적 관계에 있는 것들은 메시지에 등장하지는 않지만 같은 계열에 속하면서 발화 속에 등장하는 요소와 관계를 맺고 있다. ‘나는 책을 읽는다’는 위의 문장을 예시로 설명하자면 나, 너, 당신 등은 주어 자리에 올 수 있는 것으로 연합적 관계에 있으며, 책 대신 소설, 잡지, 시, 신문 등이 선택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들은 연합적 관계를 이룬다. 야콥슨은 소쉬르의 연합적 관계에 대해 “한 대치-군 안에 있는 기호들은 정도의 차이가 있는 <유사성similarité>에 의해 서로 연관”46)되어 있으며 “유사성은 은유적 항과 이것을 대치하는 항을 연결짓는다”47)고 말한다. 이러한 유사성은 “의미적인 유사성”48)을 뜻한다. 은유는 ‘A는 B와 같다’는 형식이 아닌 ‘A는 B이다’와 같은 형식으로 다른 보조관념을 통해 원관념의 의미를 표현하는 것을 말한다. 인생은 여행이다, 내 마음은 호수와 같은 은유에서는 이것이 시니피앙 사이들 간의 유사성에 의존하지 않고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내는 것처럼 보인다는 점에서 야콥슨의 의미론적 유사성이라는 표현이 은유의 구조적 다양성을 설명할 수는 없지만, 야콥슨이 ‘의미론적 유사성’을 통해 전달하고자 한 바는 닮은 꼴이나 유비의 관계에 관련된 것을 보여주려고 한 것이다.49) 또한 야콥슨은 선택이 메시지의 발신자와 수신자가 공유하는 어휘의 보고(trésor)에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보았는데,50) 메시지의 발신자는 “<예견된 가능성 possibilités préfabriquées>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고 수신자는 동일한 <이미 예견되고 준비된 가능성 possibilités déjà prévues et préparées>의 총체 가운데서 똑같은 선택을 하는 것으로 예상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언어의 발신자가 “방을 먹었어”라고 말한다면, 한국어에 방이라는 이름의 음식이 없기 때문에 언어의 수신자는 “밥을 먹었다는 거니 아니면 빵을 먹었다는 거니?”라고 되물을 수 있다. 수신자는 발신자와 공유하고 있는 어휘들 안에서 그 의미를 파악하려고 노력하며 발화 행위는 공통된 코드의 사용을 요구한다.51)
결합은 어떤 기호가 다른 기호들과 결합하는 것을 뜻한다. 발화자는 말을 할 때 어휘들을 선택하고, 그렇게 선택한 언어들을 다시 통사 체계에 맞춰 결합시킨다. 한국어에서 “나는 읽었어 책을.”이라고 결합할 수 없듯이 결합은 선택된 단위들을 문맥에 맞게 보다 복잡한 언어적 단위들로 결합시키는 것이다.52) 야콥슨의 결합은 소쉬르의 ‘현존하는 것’에 해당하는 개념이다. ‘나는 책을 읽는다’에서 결합은 ‘나는’과 ‘책을’과 ‘읽는다’라는 실제적인 연쇄 안에서 동시적으로 현존하는 항들을 결합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소쉬르는 이것을 통합체적 관계(rapport syntagmatique)를 구성한다고 보았다. 통합체적 관계는 통합체를 도출해 내는데, 소쉬르의 이론에서 통합체(syntagme)란 “음성 연쇄에서 이어지는 두 개 이상의 단위들의 조합”53)을 말한다. 즉 통합체란 ‘나는 책을 읽는다’에서처럼 낱말들이 서로 연쇄되는 것을 포함하여 ‘contre tous(모든 사람에 맞서서, against all)’나 ‘relire(다시 읽다)’, ‘le train(기차, 정관사와 명사의 결합)’과 같은 것들을 모두 포함하는 개념이다.54) 소쉬르에게서나 야콥슨에게서나 통합체적 관계, 결합은 맥락과도 같으며,55) 야콥슨은 “한 문맥의 구성 요소들을 결합시키는 것은 외적 관계인 인접성(contiguïté)”56)라고 말한다. 여기서 인접성은 “공간적이거나 시간적인 인접성”57)을 말하는데, 야콥슨은 이를 환유적인 것으로 본다. 환유는 어떤 단어를 표현하기 위해 그것과 가깝거나 밀접한 관련이 있는 다른 단어를 사용하는 것이다. ‘밥을 먹는다’는 표현을 할 때 ‘숟가락을 든다’라고 하거나 ‘술을 마시자’는 말 대신 ‘한 잔 하자’라고 표현하는 것이 환유의 예에 해당한다. 밥과 숟가락의 관계, 술과 잔의 관계는 유사성의 관계를 구성하는 것이 아니라 인접성을 구성한다. 숟가락은 우리가 밥을 먹을 때 사용하는 도구로 밥과 공간적으로 인접한 관계에 있으며 술과 잔의 관계도 마찬가지이다. 마지막으로 야콥슨은 유사성을 프로이트의 동일화와 상징으로, 전치와 압축을 인접성으로 설명하기도 한다.58)
이상으로 선택과 결합을 설명하기 위해 각 항목에서 다양한 개념들이 제시되었다. 이해를 돕기 위해 이 개념들을 간략히 표로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야콥슨은 기존 병리학자들의 전통적인 구분법인 ‘발화(émission) 실어증’과 ‘수용(réception) 실어증’의 구분을 따르지 않고 선택과 결합, 유사성과 인접성 사이의 관계를 기준으로 실어증 환자들을 분류하였다.59) 야콥슨은 선택 능력이 손상되어 결합의 능력, 즉 문맥에 따라 부분적으로 언어 능력이 기능하는 유형의 실어증을 유사성 장애로, 문맥에 대한 결손 유형의 실어증을 인접성의 장애60)로 이름 붙인다. 여기서 유사성의 장애를 가지고 있는 환자의 경우 언어의 은유 극이 고장난 것으로, 인접성의 장애를 가지고 있는 환자는 환유의 극이 고장난 것으로 제시된다.61) 야콥슨이 은유와 환유 같은 수사학의 용어를 통해 실어증을 설명하려고 한 이유는 이러한 개념들을 작품이 아닌 손상된 언어 기능과 결부시킴으로써 이것을 문학이론으로서가 아니라 인간의 정신 활동의 원인을 설명할 수 있는 과학적 담론으로 제시하기 위해서였다.62) 야콥슨의 분석에 따르면 유사성 장애를 겪고 있는 실어증 환자는 문맥에 의존함으로써만 발화할 수 있다. “그의 발화가 문맥에 의존된 정도가 크면 클수록 그의 언어수행이 쉽게 이끌려 나온다.”63) 야콥슨을 이를 보이기 위해 독일의 신경학자이자 의사였던 골드슈타인의 환자를 예시로 든다. 유사성 장애 실어증 환자의 경우, 실제 비가 오는 것을 보지 않으면 ‘비가 온다’라고 말할 수 없지만, 언어적 문맥이든 비언어적 문맥이든 그 상황 속에 있으면 ‘비가 온다’는 문장을 성공적으로 발화를 할 수 있다.64) 또는 칼이라는 낱말 하나는 말할 수 없지만, 용도와 상황에 따라, 즉 맥락에 따라 연필을 깎는 기구, 사과껍질을 벗기는 기구, 빵 자르는 칼 등은 말할 수 있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65) 즉 선택 능력이 손상된 반면 결합 능력은 부분적으로 남아 있는 경우, 인접성은 환자의 언어 행동을 결정짓는 것이다.66) 반면 인접성 장애 실어증 환자의 경우 “낱말을 보다 상위 단위로 조직하는 통사 규칙이 상실”67)된 것으로 인접성 대신 유사성을 이용하여 발화하게 된다. 따라서 이 환자들이 말할 때 낱말들의 순서가 마구 뒤섞이고 문장은 낱말의 더미(tas de mots)로 격하되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68) 심한 경우 “각 발화가 오직 하나의 낱말로 이루어지는 하나의 문장으로 되”기도 하며 “문맥성이 해체되어 버리는 반면 선택의 작용들은 계속 행해진다.”69) 예를 들어 한 러시아 실어증 환자는 러시아어에서 쥐며느리(mokrica)라는 단어를 축축한 어떤 것, 습한 날씨로 해석했는데, 그 이유는 러시아어에서 mokr-가 ‘축축함’을 의미하고 어미 –ica는 ‘일정한 어떤 특성을 지님’을 가리키기 때문이다.70)
라깡은 야콥슨의 은유와 환유 구분을 받아들여 주체의 무의식과 욕망을 설명한다. 특히 라깡이 무의식은 언어와 같이 구조화 되어 있다고 이야기할 때, 이 문장은 무의식이 은유와 환유의 방식으로 구조화되어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71) 이러한 은유와 환유는 존재자의 존재를 포획하는 언어의 원리이기도 하다.72) 라깡은 은유를 “다른 단어를 위한 하나의 단어Un mot pour un autre"(번역 수정, 「문자의 심급」 É, 605)로 설명하면서, 은유 작용이 시니피앙과 시니피에 사이에 의미를 가로막는 횡단선을 가로질러 의미작용을 출현시킨다고 말한다.73) 이러한 은유에 대한 라깡의 정의는 야콥슨이 이야기한 의미적 유사성으로서의 은유와는 다른 개념이며, 『에크리』에서 은유는 다음과 같은 도식으로 표현된다.
위의 공식에서 시니피앙 S’는 시니피앙 S를 대체한다. 그 결과 오른쪽 항이 도출되는데 (≅) 기호는 양쪽 항이 서로 합치 관계임을 가리킨다. 시니피앙이 시니피앙으로 대체됨으로써 의미작용을 가로막고 있던 횡단선(-)을 가로지르는 종단선이 생기고 시니피앙 S는 새로운 시니피에 s를 갖게 된다. 이것이 (S(+)s)가 의미하는 바이다. “사랑은 태양 속에서 웃는 자갈”(「문자의 심급」 É, 607)을 예로 들면, ‘사랑(S)’이라는 기표가 ‘태양 속에서 웃는 자갈(S’)’로 대체되었다. 그 결과 사랑은 ‘어떤 사람이나 존재를 몹시 아끼고 귀중히 여기는 마음’이라는 사전적 의미 대신 찬란히 빛나는 것 또는 자갈처럼 단단한 것과 같은 새로운 의미(S(+)s)로 나아갈 수 있게 되었으며 이것이 은유에 의한 의미작용이다. 라깡은 은유의 메커니즘이 증상이 결정되는 메커니즘과 같다고 설명하는데,75) “증상은 주체의 의식으로부터 억압된 시니피에의 시니피앙”(「말과 언어의 기능과 장」 É, 329)을 말한다. 즉 성적 트라우마의 수수께끼 같은 증상적 시니피앙(S)이 다른 시니피앙(S’)으로 대체됨으로써 의미작용이 발생하고 그 의미작용 안에서 증상은 새로운 의미화를 해소된다.76) 이러한 은유는 또한 주체가 상징계 내에 최초로 진입하는 부성적 은유의 순간을 의미하기도 한다. 부성적 은유에서 어머니의 욕망을 나타내는 시니피앙은 아버지-의-이름이라는 부성적 기표에 의해 대체되고 어머니의 욕망은 억압된다. 이로써 주체는 어머니의 욕망 대신 대타자가 가지고 있다고 여겨지는 팔루스를 욕망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대타자가 가지고 있는 팔루스는 상징계 내 그 누구도 소유하지 못하는 부재하는 기표이기에 주체는 결여를 동력으로 진행되는 욕망의 환유에서 벗어날 수 없다.77)
라깡에게 환유는 욕망을 의미한다. 환유의 구조는 존재-의-결여를 대상관계 속에 놓는데,78) 이 말은 은유를 통해 존재의 상실을 겪은 주체가 그 상실을 메우기 위한 대상을 찾아 나서는 것을 의미한다. 그 대상은 팔루스로 제시되지만, 팔루스는 대상이 아닌 결여의 시니피앙이며상징계 내의 주체가 아닌 대타자가 가지고 있다고 여겨지는 것이다. 그렇기에 주체는 소유할 수 없는 팔루스를 갖기 위해 끊임없이 시니피앙에서 시니피앙으로 넘어가는 환유에 빠지게 된다. 그러나 상징적 팔루스는 우리에게 주어질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주체가 상실한 것은 존재이기 때문에 주체는 항구적인 결여 상태에 처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라깡은 이러한 환유가 “욕망이란 존재에의 결여의 환유”(「치료를 이끌기와 그 권력의 원리들」 É, 731-732)라는 사실을 감추고 있다고 말한다. 야콥슨에게서 환유가 인접성을 기반으로 이루어지는 기호끼리의 결합이었던 것처럼 라깡 역시 환유를 존재에의 결여를 중심으로 시니피앙에서 시니피앙으로 연쇄되는 과정이라고 설명한다. 주체는 결여의 주변을 맴돌면서 기표 연쇄의 환유를 이어나가지만 정작 우리가 상실한 것이 무엇인지 그 의미는 알지 못한다. 아래 라깡의 환유 공식에서 의미작용에 저항하는 횡단선이 사라지지 않고 남아 있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위 공식의 오른쪽 항에서 S와 S’는 은유 공식과 달리 병렬적으로 이어지고 있는데, 이는 시니피앙과 시니피앙의 연결을 의미한다. S와 S’ 사이에 있는 (...)은 시니피앙의 연쇄가 생략(élision)80)을 허용하는 것을 가리킨다. 즉 시니피앙의 연쇄는 어떤 것이 생략되어 드러나지 않도록 만드는 것이며 “이 생략을 통해 시니피앙은 존재-의-결여를 대상관계 속에 놓는”(「문자의 심급」 É, 615)다. 또한 “환유란 (...) 다른 의미작용으로 반송(renvoie)되지 않는 의미작용이란 없다는 사실에 의해 가능해지는 효과”(번역 수정, 「치료를 이끌기와 그 권력의 원리들」 É, 731-732)이며, 환유는 “결여를 겨냥하는 욕망에게 그것을(존재에의 결여, 인용자 추가) 부여하기 위해 의미작용의 반송(renvoi) 능력을 이용한다.”(번역 수정 「문자의 심급」 É, 615) 의미작용을 출현시키는 은유와 달리 기표에서 기표로 연쇄되는 과정인 환유에서는 의미작용이 이루어지지 않고 반송된다. 무엇으로 이 결여를 충족시킬 수 있는지 주체는 질문을 던지지만 환유적인 욕망 속에서 그 답은 주체에게 주어지지 않는다. 나에게 결여된 것이 무엇인지, 무엇을 통해 상실을 보전받을 수 있는지, 다시 말해 내가 무엇을 욕망하는지에 대한 질문은 필연적으로 대타자의 욕망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으로 우리를 이끄는데, 그 이유는 부성적 은유가 주체를 거세시킴과 동시에 대타자의 욕망의 기표인 팔루스를 욕망하도록 만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팔루스는 결여의 기표이므로 대타자의 욕망이 무엇인지 그 의미를 알기 위한 환유적인 여정은 계속해서 실패로 끝날 수밖에 없다. 오른쪽에 있는 항 (S(―)s)에 남아 있는 횡단선이 이러한 의미작용의 실패를 나타낸다.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라깡은 구조주의 언어학을 이용하여 무의식과 욕망 그리고 주체의 구조를 설명한다. 소쉬르에게서는 랑그와 파롤의 구분, 공시성의 우위, 기표의 자의성 등의 개념을, 야콥슨에게서는 은유와 환유의 개념을 빌려옴으로써 라깡은 언어에 의해 거세되고 상징계에 종속된 주체의 현실을 드러낸다. 하이데거의 논문을 번역하는 과정에서도 언어에 의한 주체의 분열과 분배하고 선별하는 로고스의 역할이 주요하게 부각된 바 있었다. 그러나 동시에 로고스는 알레테이아, 즉 은폐하는 동시에 탈은폐하는 것을 의미한다. 로고스의 탈은폐는 하이데거에게서 존재의 말 건네옴을 본래적으로 들음으로써 가능했던 반면 라깡에게서 로고스의 탈은폐는 말실수, 농담, 꿈, 부인 등과 같은 형태로 이루어진다. 구조주의 언어학을 통해 언어와 같이 구조화된 무의식, 그리고 시니피앙의 효과로서의 주체를 설명할 수 있었지만 현재 결여된 존재, 주체의 숨겨진 진리가 주체에게 어떻게 등장하는지에 대한 설명은 제공하지 못한다. 물론 은유로서의 증상 역시 주체의 진리가 드러나는 방식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등장한 은유가 어째서 주체에게 진리를 드러내는 효과를 가지는지에 대해선 구조주의 언어학 이상의 담론을 필요로 한다.
1. “이 시기에 일어난 일련의 사건 중에 특히 중요한 것은 1956년에 발표된 그레마스의 논문, 《현대 프랑스어》지 1956년 3호에 실린 <소쉬르주의의 현황>이다. 『이 논문에서 나는, 사람들이 모든 분야에서, 즉 메를로 퐁티는 철학에서, 레비 스트로스는 인류학에서, 바르트는 문학에서, 라캉은 정신분석에서 언어학을 내세우고 있는 반면에, 정작 언어학 내부에서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으므로, 이제는 페르디낭 드 소쉬르를 제자리에 자리잡게 할 때라고 지적하였다.』”(A. J. Greimas, 필자와의 대담 재인용; F. 도스, 『구조주의의 역사 I』, 이봉지, 송기정 옮김, 동문선, 1998, 85.); “이같은 사실을 제일 먼저 간파한 이는 구조주의의 대부격인 레비-스트로스로서 그는 친족 체계를 하나의 언어로 보았다. 그에 이어 바르트도 문학을 하나의 기호체계라고 규정한다. (...) 소쉬르 사상을 프랑스 사상계에 전파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두 사람을 꼽으라고 한다면 메를로-퐁티와 레비-스트로스를 들 수 있다. 특히 메를로-퐁티의 『일반언어학 강의』 해석은 레비-스트로스를 비롯한 다른 사상가들과는 현격하게 달랐지만 어쨌든 소쉬르 언어사상에 대한 관심을 고조시킨 장본인임에는 틀림이 없다.”(김성도, 『로고스에서 뮈토스까지』, 201-202.)
2. 프랑수아 도스에 따르면 구조주의라는 용어는 야콥슨에 의해 처음 사용되었다고 한다. “1928년 헤이그에서 열린 제1차 국제언어학회에서 위대한 미래를 여는 결속이 맺어지는데, (...) 또한 <구조주의>라는 용어가 처음으로 야콥슨에 의해서 사용된 것도 바로 이 회의에서였다. 소쉬르는 체계라는 용어만을 사용했으며, 이 말은 《강의》의 3백 쪽에 걸쳐서 1백38번이나 쓰고 있다.”(F. 도스, 『구조주의의 역사 I』, 85.); “소쉬르가 그의 책에서 ‘구조’라는 말 대신 ‘체계’라는 말을 사용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김성도, 『로고스에서 뮈토스까지』, 200.)
3. “언어는 따라서 항목들을 그것들이 맺는 관계에 따라 조직하는 체계이다.”, “구조주의 사상가들의 구조개념은 바로 체계의 다른 실재들과 맺는 관계로부터 가치를 이끌어내는 소쉬르의 체계 개념 외 다름 아니다.” (김성도, 『로고스에서 뮈토스까지』, 197, 200-201.)
4. “자의적이란 단어를 다시 생각해 보자. 개인의 선택의 자유에 달린 것이란 의미로서의 자의적이란 뜻이 아니다. 개념과 관련해서 자의적이다. 즉 청각영상을 이 개념과 특별히 연관 지을 이유가 그 개념 자체 내에는 전혀 없다는 의미로 사용된다.”(F. Saussure, 『소쉬르의 3차 일반언어학 강의: 1910~11: 에밀 콩스탕탱의 노트』, 253.)
5. 소쉬르의 단절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의견이 있다. 기존 언어학과 소쉬르 사이에 실제로 단절이 있었다고 옹호하는 학자들이 있는 반면 일부 학자들은 그것이 과장되었다고 말하거나, 단절이 아니라 연속성 있는 변화였다고 말하기도 한다. 여기에 대해서는 다음을 참조할 수 있다. F. 도스, 『구조주의의 역사 I』, 86-88.
6. F. 소쉬르, 『소쉬르의 마지막 강의』, 272.
7. “기호는 양가적(ambivalent)이다. 기표와 기의의 양면성은 지시체를 배제하는 데 이른다. (...) 기호의 이원적 성격은 그의 기호학에서 명시적으로 지시체적 대상을 배제하도록 만든다. “언어기호는 하나의 사물과 이름을 결합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개념과 청각영상을 결합한다.””(김성도, 『로고스에서 뮈토스까지』, 276.); “기호가 현실을 표상한다고 말하는 것은 그릇된 것이다. 소쉬르에게 있어서 기호는 바깥 세계에 있는 사물의 그림이나 사진복사가 아니다.”(김성도, 『로고스에서 뮈토스까지』, 274.)
8. “이와 같은 정의를 통해 소쉬르는 현실, 즉 지시 대상을 억어학자의 연구 영역의 외부에 속하게 한다. 그러므로 소쉬르의 기호는 지시 대상을 배제한 기의(개념)와 기표(청각 영상)의 관계를 다룬다. (...) 즉, 각 언어 단위는 언어 외적인 것과는 상관이 없으며 오직 언어 체계 내의 다른 언어 단위들과 결합할 뿐으로, 이러한 내적 결합은 음성과 의미의 두 가지 차원에서 일어난다.”(F. 도스, 『구조주의의 역사 I』, 90.)
9. F. 소쉬르, 『소쉬르의 마지막 강의』, 300.
10. “의미작용은 기표와 기의의 관계에서 도출된다. (...) 각각의 의미작용은 이런 대립들에 의해서 경계가 그어진다. a라는 단위의 의미작용을 설정하기 위해서는 그것의 포지티브한 성질들에 따라 그것을 조준해서는 안되며, 그와는 반대로 그것이 아닌 non-b, non-c와 같은 식으로 얻어내야 한다.”(김성도, 『로고스에서 뮈토스까지』, 198.)
11. “강의의 핵심은 기호의 자의성을 확립하고, 언어가 내용, 혹은 체험된 것에 의해서가 아니고 순수한 차이에 의해서 구성된 가치 체계임을 제시하려는 데 있다.”(F. 도스, 『구조주의의 역사 I』, 84.); “전체 언어체계에 의해서만 기호는 다른 기호들과 구분되는 특수성을 갖게 된다.”(A. 르메르, 『자크 라캉』, 문예, 1994, 39.); “한 언어의 모든 체계는 동일성과 차이로 조직된다. a가 가치를 갖는 것은 그것의 실체적 가치에 의해서가 아니라, non-b, non-c에 의해서이다. 이것이 바로 철저한 자의성의 파급효과 중 하나이다. 체계는 오직 그 자신과 관련해서만 작동하기 때문에, 언어에는 오직 차이밖에 없다는 것이다.”(김성도, 『로고스에서 뮈토스까지』, 196-197.); “어떤 하나의 항목이든, 그것을 「의미하는 것」이 되도록 하는 것은 개개의 항목이 지니는 특유한 성질이 아니라, 그 성질과 다른 음이 가지고 있는 성질과의 차이difference인 것이다. 실제로 이들 차이는 얼마간의 「대립」으로 체계화되어 서로가 엄밀한 관계로 맺어진다. 예컨대 영어에서의 경우, tin이라는 낱말의 어두움과 kin의 그것과의 사이에는 차이가 있는데, 이 차이가 각 낱말에 상이한 「의미」를 주게 되는 것이다.”(T. 호옥스, 『구조주의와 기호학』, 오원교 옮김, 신아사, 2002, 25.)
12. 「문자의 심급」 É, 593 참조.
13. “두 도식들(소쉬르와 라깡―역자 주)을 비교 검토하기 위해 한 가지 요소가 변하지 않은 채로 남아 있음을 주목하고자 한다. 즉 각각의 도식에서 우리는 두 요소들을 분리하는 수평적인 분리대(barre)를 찾아볼 수 있다. 그런데 이를 ―분리대라는 기표로―명명하는 그 순간 우리는 이미 라깡의 편에 서게 된 것을 단번에 깨달을 수 있다. 왜냐하면 소쉬르는 분명히 이 같은 횡선을 명명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M. 아리베, 『언어학과 정신분석학』, 최용호 옮김, 인간사랑, 1992, 195.)
14. “이 가로선은 첫 번째 식 S/s에서는 시니피앙과 시니피에의 관계 속에서 구성되는 의미작용의 저항이 설립되는 비환원성을 나타낸다.”(「문자의 심급」 É, 615.) 덧붙여 설명하자면, 이 가로선은 시니피앙과 시니피에 사이의 단절뿐만 아니라 억압을 의미하기도 한다. 부성적 은유에서 가로선은 기표에 의한 기표의 대체, 하나의 기표가 다른 하나의 기표에 의해 억압되는 것을 일컫는다.
15. “그리하여 시니피에가 시니피앙 아래로 끊임없이 미끄러져 들어간다는 개념이 어쩔 수 없이 필요해진다.”(「문자의 심급」 É, 600.)
16. “이 누빔점에 의해 시니피앙은 그렇지 않았더라면 끊임없이 미끄러졌을 의미작용을 멈춘다.”(「주체의 전복」 É, 948.)
17. “문장의 각 단어는 다른 단어의 구성 속에서 선취되고, 거꾸로 후자의 의미는 전자의 소급 효과에 의해 결정되면서 문장의 의미는 마지막 단어와 함께 비로소 완결되는 것 속에서 그러한 누빔점이 문장 속에서 통시적 기능을 한다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주체의 전복」 É, 948-949.)
18. S. 프로이트, 『늑대인간』, 김명희 옮김, 열린책들, 2017, 236-237.
19. S. 프로이트, 『늑대인간』, 238.
20. F. 소쉬르, 『소쉬르의 마지막 강의』, 261.
21. “랑그가 물질적인 실체의 속성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소쉬르는 그것을 구성요소들의 차이와 관계로만 규정되는 순수한 가치체계의 구조로 파악했고 궁극적으로는 하나의 기호체계로 상정한다.”(김성도, 『로고스에서 뮈토스까지』, 115.)
22. T. 호옥스, 『구조주의와 기호학』, 23 참조.
23. “즉, 언어현상을 공통으로 공유하는 일체의 다른 과학들로부터 언어학의 내적인 과학성을 합리화시킬 수 있는 독자성을 확보하는 일이었다. 이것을 위해 소쉬르는 먼저 랑그와 파롤을 구분함과 동시에 랑그를 일차적인 언어학의 대상으로 삼는다.”(김성도, 『로고스에서 뮈토스까지』, 115.); “우리가 직면하는 문제는 분기점 또는 분지화이며, 연구 대상으로서 취해야 할 것이 개인적 발화(파롤)인지 아니면 언어(랑그)인지 아는 일이다. (...) 우리가 먼저 추구할 것은 언어(랑그)의 연구이다.”(F. 소쉬르, 『소쉬르의 마지막 강의』, 299.) 그러나 소쉬르가 자신의 언어학에서 파롤을 배제한 것은 아니다. “언어(랑그)가 나오는 곳이 어디인지에 관한 일치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수많은 개인들의 발화(파롤)를 필요로 한다.”(F. 소쉬르, 『소쉬르의 마지막 강의』, 269.)
24. “이러한 체계는, 비록 이와 같은 초기 단계에서 우연히 만나게는 되었어도, 진정 구조적이라고 불려질 수 있다. 그것은 공시적 현상인 것으로 지각되는 것이다.”(T. 호옥스, 『구조주의와 기호학』, 27.)
25. “역사언어학을 제외하고는 오랫동안 거의 아무것도 이뤄진 것이 없었다. (...) 학자들이 개시했던 비교문법은 역사언어학에 불과한 것이다. 비교되는 항들로부터 선행 유형의 가설을 추출했기 때문이다. ”(F. 소쉬르, 『소쉬르의 마지막 강의』, 317.) 여기에 대해 김성도는 진화론이 큰 영향을 끼쳤던 19세기 당시의 상황에 소쉬르 또한 영향을 받았다고 분석한다.(김성도, 『로고스에서 뮈토스까지』, 165 참조.)
26. 김성도, 『로고스에서 뮈토스까지』, 102, 116 참조.
27. “여기서 나오는 공시태와 통시태의 이분법은 랑그의 체계성을 이상화시키기 위해 만든 인식론적 조작의 모델일 뿐이며 현실적인 랑그의 모습은 아니다.”(김성도, 『로고스에서 뮈토스까지』, 116.)
28. 본 논문의 각주 144 참조.
29. “그런데 두 개의 초보적인 내뱉음éjaculation의 상징적 쌍 속에서 곧바로 체현되는 이 대상은 주체 속에서 음소들의 이분법의 통시적 통합이 이루어질 것을 알리는데, 현존하는 언어가 주체의 동화에 공시적 구조를 제공한다. 따라서 아이 또한 주변 사람들로부터 받아들인 단어들인 ‘포르트!’와 ‘다!' 속에서 다소 엇비슷하게 재현함으로써 주변 사람들의 구체적인 이야기 체계 속에 참가하기 시작한다.”(번역 수정, 「말과 언어의 기능과 장」 É 374); “자신의 장場에서 접근방식을 확신한 프로이트가 자동반복의 모델을 찾으면서, 은폐의 놀이와 두 음소의 교체적 발성―아이가 결합시켜 그를 놀라게 한―이 만나는 지점에 멈춘다는 것을 말이다. (...) 그곳은 유아적 주체에 앞서는 그리고 유아적 주체를 구조화할 상징적 질서가 인공 수정되는 지점이다.”(「치료를 이끌기와 그 권력의 원리들」 É, 701.)
30. “보통의 말하는 주체들 의식 속에 존재하는 것은 동일한 언어를 사용하고 있다는 공시적 사실만이 의사소통의 관건일 뿐 언어의 변화에 대한 통시적 의식은 전혀 별개의 문제인 것이다. 즉 언어의 정태적 관점은 말하는 주체와 동시에 언어학자 모두에게 관련이 되지만 수직축인 통시적 전망은 오직 언어학자의 연구 대상일 따름이다.”(김성도, 『로고스에서 뮈토스까지』, 102.); “공시적인 사실만이 화자의 의식을 차지하고 있고, 의미를 창조하는 것도 공시적인 사실의 테두리 내에서 가능하기 때문이다.”(박인철, 『파리 학파의 기호학』, 민음사, 2003, 48.)
31. “억압된 것과 증상은 동질적인 것이며 시니피앙들의 기능들로 환원될 수 있습니다. 이들의 구조가 아무리 다른 모든 축조물처럼 순차적으로 구축되었다고 해도 어쨌든 그것은 결국엔 공시적인 관계 속에 기입될 수 있습니다.”(SE XI, 266.)
32. “즉 주체는 타자의 장에 종속된 상태로서만 주체일 수 있다는 것, 주체는 이 타자의 장에 공시적으로 종속됨으로써 나타난다는 것이지요”(SE XI, 285.)
33. “주된 관심의 대상이 랑그였던 소쉬르와는 반대로 라캉은 파롤에 특권을 부여했다.”(F. 도스, 『구조주의의 역사 I』, 170.)
34. 꽉 찬 말과 텅 빈 말에 대해서는 본 논문의 ‘III. 6.1 로고스와 부인(dénégation)’ 참조.
35. 박인철, 『파리 학파의 기호학』, 47.; F. 도스, 『구조주의의 역사 I』, 84-85. 도스는 직접적으로 구조주의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한 것이 야콥슨이라고 말한다.
36. C. 레비-스트로스, 『가까이 그리고 멀리서: 클로드 레비스트로스 회고록』, 송태현 옮김, 강, 2003, 72-73.
37. R. 야콥슨, C. 레비-스트로스, 『야콥슨-레비스트로스 서한집』, 서울: 읻다, 2023, 12-13.
38. “물론입니다(야콥슨과의 만남이 결정적 사건이었냐는 질문에 대한 대답. - 인용자 추가). 난 당시 일종의 소박한 구조주의자였어요. 나는 알지도 못하는 상태에서 구조주의를 실행한 거지요. 야콥슨은 그 교리집이, 내가 그때까지 전혀 활용해본 적이 없던 언어학이라는 학문 속에 이미 구성되어 존재하고 있음을 알려주었어요. 나로서는 그 사실이 하나의 계시였지요.”(C. 레비-스트로스, 『가까이 그리고 멀리서』, 71.)
39. R. 야콥슨, 『일반언어학이론』, 47-48.
40. “결합과 선택이라는 것으로 우리가 기술한 두 가지 배열 방식을 규정하려는 목적으로 소쉬르는, <결합>은 <현존하는 것 in praesentia: 즉 그것은 실제적인 연쇄체 안에 동시적으로 존재하는 둘 또는 그 이상의 항에 의존해 있다>라고 보는 반면, <선택>은 <잠재적인 기억 상의 연쇄체 안에 있는 부재하는 in absentia 항들을 연결짓는다>라고 보고 있다.” R. 야콥슨, 『일반언어학이론』, 51.; “언어구조의 기본 원리를 교체관계, 혹은 유사성의 관계와 병치관계, 혹은 인접성의 관계로 나누는 것은 소쉬르의 언어학을 그대로 계승한 것, 그 이상이 아니다.”(임상훈, 「현대 언어학에 기여한 야콥슨의 은유와 환유에 관한 연구, 그리고 문제점」, 『수사학』, 제1호, 2004, 155.)
41. R. 야콥슨, 『일반언어학이론』, 48. 강조는 인용자가 추가한 것.
42. R. 야콥슨, 『일반언어학이론』, 51.
43. R. 야콥슨, 『일반언어학이론』, 47.
44. 연합적 관계의 형성은 형태만 공통성이 있거나 의미만 공통성이 있거나 아니면 형태와 의미 모두 공통성이 있는 것으로 구성될 수 있다.(이중희, 「소쉬르 언어학에서의 통합관계와 연합관계」, 『인문논총』, 제20권, 2006, 172.) 연합적 관계에 대해 소쉬르는 프랑스어 enseignement(가르침)이라는 단어를 예로 들어 설명한다. 어미 변화를 통해 enseignement(가르침)은 enseigner(동사형), enseignons(동사의 3인칭 복수)와 연합적 연속을 이룰 뿐만 아니라, 기표적 유사성을 통해 연합적 관계를 이루는 것으로서 armement(무장, 장비), rendement(생산량, 수확)을, 기의에 기초한 연합적 관계를 이루는 것으로 instruction(교육, 지도), apprentissage(도제, 수업), éducation(교육)을 든다.(F. 소쉬르, 『소쉬르의 마지막 강의』, 350-351.)
소쉬르의 연합적 관계는 이후 계열적 관계(rapport paradigmatique)로 변경되는데, 세계 4차 코펜하겐 언어학자 대회에서 옐름슬라우(Hjelmslev)가 심리주의적 경향을 차단하기 위해 연합적(associatif)이라는 단어를 일반적인 기호론적 의미의 용어인 “계열적(계사적, paradigmatique)이라는 용어로 대체할 것을 제안하였고 이후 계열적이라는 용어가 사용되었다.(E. F. K. Koerner, Ferdinand de Saussure: Origin and Development of his Linguistic Thought in Western Studies of Language, Braunschweig, 1973 재인용; 이중희, 「소쉬르 언어학에서의 통합관계와 연합관계」, 173, 각주12 참조.)
45. F. 소쉬르, 『소쉬르의 마지막 강의』, 350.
46. R. 야콥슨, 『일반언어학이론』, 51.
47. R. 야콥슨, 『일반언어학이론』, 71.
48. R. 야콥슨, 『일반언어학이론』, 67.
49. R. 그릭, 『라깡과 언어와 철학』, 김종주, 김아영 옮김, 인간사랑, 2010, 268, 274.
50. R. 야콥슨, 『일반언어학이론』, 48.
51. R. 야콥슨, 『일반언어학이론』, 48. 본문의 ‘밧’과 ‘밥’ 또는 ‘밤’의 예시는 글쓴이가 만든 것이며, 야콥슨은 앨리스에 나오는 대화를 인용하여 설명한다.
52. R. 야콥슨, 『일반언어학이론』, 48.
53. F. 소쉬르, 『소쉬르의 마지막 강의』, 484, 옮긴이 주 33 참조.
54. F. 소쉬르, 『소쉬르의 마지막 강의』, 484, 옮긴이 주 33 참조.
55. “통합체의 차원에서 그 단어 주위에 있는 다른 단어들은 앞 또는 뒤에 오는 것이다. 그것은 맥락(컨텍스트)이며, 연합 차원에서 그 단어 주위에 오는 것은 어떤 맥락(컨텍스트) 속에도 존재하지 않는 것이며 의식으로부터 도래하는 것이다.”(F. 소쉬르, 『소쉬르의 마지막 강의』, 353.); “결합과 문맥잡기contexture는 동일한 한 가지 작용의 다른 두 측면이다.”(R. 야콥슨, 『일반언어학이론』, 50.)
56. R. 야콥슨, 『일반언어학이론』,59.
57. R. 야콥슨, 『일반언어학이론』,59.
58. R. 야콥슨, 『일반언어학이론』,70.
59. R. 야콥슨, 「제2장 언어의 두 측면과 실어증의 두 유형」, 『일반언어학이론』, 45-72. 참조. 또한 동일한 논문을 다음의 저서를 통해 참조할 수도 있다. “R. 야콥슨 & M. 할레, 「언어의 두 측면과 실어증의 두 유형」, 『언어의 토대』, 문학과지성사, 2009, 75-113.”
60. R. 야콥슨, 『일반언어학이론』, 61, 62.
61. “은유는 유사성의 장애에서 불가능하고, 환유는 인접성의 장애에서 불가능하다.”(R. 야콥슨, 『일반언어학이론』, 66.)
62. 임상훈, 「현대 언어학에 기여한 야콥슨의 은유와 환유에 관한 연구, 그리고 문제점」, 157.
63. R. 야콥슨, 『일반언어학이론』, 53.
64. R. 야콥슨, 『일반언어학이론』, 53.
65. R. 야콥슨, 『일반언어학이론』, 55.
66. R. 야콥슨, 『일반언어학이론』, 61.
67. R. 야콥슨, 『일반언어학이론』, 62.
68. R. 야콥슨, 『일반언어학이론』, 62.
69. R. 야콥슨, 『일반언어학이론』, 62.
70. R. 야콥슨, 『일반언어학이론』, 63-64
71. “하지만 문체가 언표énoncé들(...)이 은유 효과와 환유 효과, 즉 우리 주장에 따르면 프로이트에 의해 무의식의 메커니즘으로 기술된 메커니즘이 실현되도록 해주는 언표 행위énonciation의 뒷걸음recul을 자기 안에 보존하고 있다는 것을 보증한다.”(「무의식의 위치」 É, 984.)
72. “존재자의 존재의 포획은 내가 은유와 환유로 묘사한 시니피앙 효과를 통해 작동한다.”(「정신병의 모든 가능한 치료」 É, 681.)
73. “은유의 구조로, 시작詩作이나 창작에서 볼 수 있는 바와 같은 의미작용의 효과가 생겨나는 것은, 즉 문제의 의미작용이 나타나는 것은 시니피앙이 시니피앙에 의해 대체되는 것 속에서임을 가리킨다. 이 식에서 ( ) 안의 기호 +는 가로선 ―을 가로지르는 것 그리고 그처럼 가로지르는 것이 의미작용의 출현을 위해 가진 구성적 가치를 표현하고 있다.(「문자의 심급」 É, 616.)
74. 「문자의 심급」 É, 616.
75. “은유는 증상 속에 도입되는 상징적 자리바꿈의 동의어일 뿐이기 때문이다.”(「말과 언어의 기능과 장」 É, 304.); “은유의 이중적인 이완 메커니즘은 정신분석적 의미에서 증상이 결정되는 바로 그 메커니즘이다.”(「문자의 심급」 É, 619.); “증상은 인정하건 그렇지 않건 하나의 은유이기 때문이다.”(「문자의 심급」 É, 631.)
76. “은유의 이중적인 해소 메커니즘은 정신분석적 의미에서 증상이 결정되는 바로 그 메커니즘이다. 성적 트라우마의 수수께끼 같은 시니피앙과 현재 작용 중인 시니피앙적 사슬(chaîne signifiante actuelle) 속에서 대체되는 항項 사이에서, 의식적 주체가 접근할 수는 없지만 증상이 해소될 수 있는 의미작용을 —살(chair) 또는 기능이 시니피앙적 요소(élément signifiant)로 받아들여지는 은유인— 증상 속에 고정시키는 불꽃이 인다.”(번역 수정, 「문자의 심급」 É, 619); ““시니피앙은 다른 시니피앙과 관련될 때만 의미를 갖는다. 이러한 연결 속에 증상의 진리가 들어 있다. 증상은 진리의 어떤 출현을 나타내는 것으로 이해되었을 때는 불분명함을 간직하고 있었다.”(「마침내 문제가 된 주체에 대해」 É, 273.); “하지만 증상의 기표적 구조(la structure signifiante)를 드러내기 위해서는 그러한 발생은 전혀 필요 없다. 일단 해독되면 그러한 구조는 명백해지며, 상징적 기능이 인간 존재에게 편재성을 갖고 있는 것이 우리 신체 위에 새겨져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프로이트적 물」 É, 493
77. 부성적 은유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본 논문 ‘III. 2.3 아버지-의-이름(le Nom-du-Père)’ 참조. 앞서서 우리는 야콥슨의 은유 개념을 소쉬르의 부재하는 것과 유사한 항목으로 살펴본 바 있었는데, 이것이 라캉에 와서 아버지-의-이름이라는 부성적 기표가 어머니를 억압함으로써 부재하도록 만들었다고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선택을 통해 어떤 시니피앙이 현존하게 되면 그와 연합 관계에 있는 다른 시니피앙들은 부재할 수밖에 없다.
78. “즉 환유의 구조로, 이것은 모음 생략을 허용하는 것은 시니피앙-시니피앙의 연결이라는 것을 가리키는데, 이 생략을 통해 시니피앙은 존재-의-결여를 대상관계 속에 놓는데 이때 시니피앙은 자기가 지탱하는 그와 같은 결여를 겨냥한 욕망을 의미작용의 회송적renvoi 가치에 투여하기 위해 그와 같은 가치를 이용한다.”(「문자의 심급」 É, 615.)
79. 「문자의 심급」 É, 615.
80. 단어의 원래 의미는 ‘모음 생략’이다. 모음 생략은 a, e, i 같은 것들이 모음 앞이나 h 앞에 올 때 생략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원래 표기는 ‘la élision’이지만 여기에 모음 생략이 일어나서 ‘l’élision‘이라고 표기하게 된다. 소쉬르가 이야기한 통합체적 관계(야콥슨의 환유와 같은 개념)는 정관사와 단어가 결합하는 것 역시 포함되므로, 라캉의 모음 생략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도 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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