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6. 여성적 욕망 3

팔루스의 몰락과 여성적 욕망

모든 것이 만족할 만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다시 불만족 속으로 들어간다. 불만족 속의 만족이 있기 때문이다. 불만속의 만족이란 주이상스의 출몰을 은폐하기 위한 신경증의 도구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주이상스, 곧 실재는 존재를 압사할 것 같은 '불안'의 정동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에 우리는 그러한 불안보다는 안전한 불만족 상태에 머무르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 불만족은 히스테리자의 가면이다. 히스테리는 보통 여성에게 많이 보이는 양상일 뿐 인간 일반이 가지고 있는 특성같다. 히스테리자인 여성은 보통 '욕망의 대상'이 되고자 한다. 욕망의 대상이 되고자 한다는 것은 사랑받기를 원하는 것과 같은 맥락으로 이해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녀가 만약 누군가를 사랑한다면 그것은 사랑받기 위함이다. 그녀는 왜 ..

여성적 욕망과 여성의 욕망(김서은)

영화를 보다 보면 몇 가지 클리셰들이 있다는 것을 눈치채게 된다. 그중에서 개인적으로 흥미롭다고 느꼈던 것은 아이를 향한 엄마라는 여성의 집착이었다. 이언희 감독의 , 아니쉬 차칸티 감독의 , 대런 아로노프스키의 등 많은 영화에서 아이에 대한 여성의 사랑이 직간접적으로 다루어진다. 작년에 출간된 앰버 가자의 역시도 뒤틀린 모성애를 소재로 한 스릴러 책이니 영화에만 국한된 이야기는 아니다. 이처럼 많은 대중 매체에서 아이는 여성에게서 가장 소중한 것으로 제시된다. 과장을 조금 보태자면 이러한 영화와 소설 속 여성들에게는 아이 외에 소중한 것이 전혀 없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것이 왜 독특한가 이해가 잘 가지 않는다면, 아이가 갖고 싶어서 납치를 하는 남성은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는 점을 떠올려 보자. 내..

여성적 욕망, 그런 것은 없다?

라깡 정신분석의 고유한 강조점은 인간이 언어 안에서 근본적으로 ‘소외’된다는 것이다. 라깡은 여기서 더 나아가, 남성-여성을 구분하는 성 구분에 있어서도 ‘소외’를 중심에 두고 있는데, 그에 따르면 남성과 여성은 언어에 대해 소외되는 두 가지 ‘다른’ 방식에 의해 구분되는 것이다. 다르게 이해하자면 남성-여성이 기표로서의 남근(팔루스)과 각기 다른 관계를 맺고 있다고도 말할 수 있겠다. 인간이 언어에 의한 소외를 겪는다는 것은 ‘존재의 결여’를 안게 된다는 것인데, 이때 그 결여를 언어 안에서 표상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은 바로 기표로서의 남근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모든 인간 주체가 남근 기능에 의해 구조지어진다는 결론이 나오고, 따라서 정신분석의 관점에서 남성은 ‘남근 기능에 의해 전적으로 규정’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