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28. 반복 3

증상의 반복

내게 있어서 이제 반복이란 '증상의 반복'이다. 그것은 시간을 두고 반복된다. 인생 자체가 증상의 변주된 반복이다. 그것을 우리가 의식하지 못했을 뿐, 그런데 어느정도 나이가 들면 '어떤 것이 반복'된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그 패턴을 읽어내려고 애쓰고, 그리고 찾아낸 패턴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골몰하면서, 그 답을 구하기 위해 우리는 '대타자'를 찾는다. 증상의 의미를 찾는다고 뭐가 달라질까? 증상의 원인을 찾는다고 해서 뭐가 또 달라질까? 그렇다면 우리는 포악한 증상에 사로잡혀 끝, 죽을 때까지 고통받아야 하는 것일까? 우리의 고통의 삭제를 위해 증상의 해석을 타자에게 구한다면, 그 해석에 사로잡히게 될 것이다. 라깡정신분석에서는 내담자 스스로가 그 증상에 이름을 붙이는 것을 '윤리'로 본다. 비록 상..

2024/28. 반복 2024.09.05

루틴에서 반복으로

진정 참을 수 없는 일이 있다면 내 존재의 가벼움이 거듭 반복된다는 사실이 아닐까. 언제나 똑같은 삶, 그 안에서 되풀이되는 어리석음, 되풀이되는 실수, 거듭되는 후회, 그리고 죄책감. 삶은 언제나 ‘뻔한 반복'의 순환에 갇혀 있는 듯하다. 그렇기에 삶이 때때로 견딜 수 없다. 반복은 진정한 ‘시련’이다. 그러나 니체에게서는 이러한 ‘반복의 시련’, 그 ‘시련의 반복’이 ‘반복의 시험’으로 변화한다. 이른바 영원회귀의 시험이다. 니체는 묻는다: 당신을 포함한 세계의 모든 것이 영원히 동일하게 되풀이되기를 당신은 욕망할 수 있는가. 지금 세계의 가장 하찮은 것 하나, 가장 추악한 것 하나 빼놓지 않고 그대로의 세계가 다시 돌아오기를 욕망할 수 있겠는가. 이러한 영원회귀의 시험을 거쳐 세계에 대한 전적인 긍..

2024/28. 반복 2024.07.18

'반복' 또 말하기

초대장을 확인하고  감사하는 뜻을 담아  미소띤 부드러운 얼굴을 글로 드러내보고 싶네요, 고맙습니다.  반복이라는 화두를 제시하셨습니다.   저는  키에르케골이나 들뢰즈가 '반복' 이라는 범주에 대해서 언급하는것을 읽어보기 전부터도, 그 문제를 고민했던 적이 있긴 합니다.    억압된것의 회귀 라고 할때의 그 '회귀' 라는 개념도  돌아온다는 점에서 반복과 관련있죠, 고통스런 경험을 회피하기 위해서   자꾸만 되풀이해서 해당 장면을 다시 연출하는 반복강박 같은 행동들의 경우에도  쾌락을 위해서 목적적으로 행동하는 자아의 원리에 정면으로 배치되며, 흡사 고통의 갈망 이라는 역설적인 문제 때문에 프로이드를 깊은 고민에 빠뜨리기도 했습니다.  피하고만 싶고 안락함에서 거리가 먼 그런 괴로움이나 고뇌를  왜 욕..

2024/28. 반복 2024.06.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