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8. 불안 2

불안의 목적

불안은 나에게 습관이 되어 더 이상 불안하다는 것이 어떠한 것인지 알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었다. 불안이 무엇일까. 신체적 증상인가? 기분이나 감정인가? 아니면 생각의 막다른 골목인가? 불안은 보고있지만 보이지 않는 상태와 같다. 우리가 불안에 대해 알고 있다면 우리는 불안하지 않을 것이다. 불안의 이유를 타진해 볼 수 있고, 불안의 근거을 찾아서 그것을 제거할 수 있다면 사실 그것을 불안이라고 부르기 어려울 것이다. 불안은 기표의 환유만으로는 억압되지 않는다. 그러한 불안은 상상계적인 불안이다. 상상계적인 불안은 잉여향유의 매개체이다. 히스테리자의 장난감이다. 그러한 표피의 불안은 기표의 환유를 통해서 잠시 가라앉기도 하지만, 우리의 근원적 불안, 즉 알 수 없는 불안은 모든 것을 앞지른다. 아마 영혼..

2023/18. 불안 2023.10.12

불안은 영혼을 잠식한다

불안으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은 아무도 없다. 사랑에 대해서마저 우리는 불안해한다. 사실 사랑과 관련해서만 우리는 더욱 더 불안하다. 어째서 사랑이 불안을 가져오는가. 어찌 사랑이 불안한가. 누군가가 불안해할 때 그것은 사랑 때문이라고, 나는 가끔 상상한다. 그가 너무 불안해서 사랑 따위엔 관심을 가질 여유조차 없을 때에도 역시 그러한 상상을 한다. 나는 왜 모든 게 사랑 때문이라는 이 이상한 억측에 빠져버린 것일까. 한 편의 영화가 있다. 그 제목이 무엇보다 우리를 사로잡는다: Angst essen Seele auf. ‘불안은 영혼을 잠식한다.’ 2차 대전 직후의 독일. 사랑하는 남녀가 있다. 나이든 독일 여자와 젊은 아랍계 노동자. 둘은 공동체로부터 비난받고 배척된다. 둘은 사랑하기에, ‘그 둘이’ 사랑..

2023/18. 불안 2023.09.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