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도는 성적 본능이 아니다. (중략) 리비도가 성적인 것으로 물드는 것에 대해 프로이트는 리비도의 본성의 가장 내밀한 곳이 물든다고 단호하게 주장하는데, 그것은 공백-의-색이다. 갈라진 틈으로 들어오는 빛 속에 감도는 색 말이다. _자크 라캉, p.1005~1006 정신분석에서 리비도 개념은 흔히 성적 본능, 성충동의 대명사로 쓰인다. 분석을 통해서 무의식에 억압된 성적 본능을 발견하고 직접적으로나 승화적으로 욕망의 실현을 검토하도록 이끄는 실체적 가이드처럼 사용되기도 한다. 그러나 라깡의 난해하기로 유명하며 또한 유일한 저서인 에서 발견되는 위 문장은 리비도의, 전혀 다른 시니피에를 말하고 있다. 문장 그대로 그것이 성적인 것으로 ‘물드는’ 어떤 것이라면, 물들여지기 이전의 어떤 상태로서의 리비도 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