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7. 남근은 없다 3

남근은 없다(김서은)

'남근, 팔루스'라는 개념은 정신분석에서 매우 중요하게 다루는 동시에 많은 오해를 낳기도 하는 개념이다. 프로이트는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시기 남아는 거세위협을, 여아는 남근 선망을 겪게 된다고 말한다. 거세위협과 남근 선망은 이후 남성과 여성이 사회적인 성 역할을 따름에 있어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기도 하다. 어머니를 사랑하는 남자아이는 아버지로부터 어머니를 포기하지 않으면 거세당할 것이라는 위협을 받고 어머니를 포기하게 되는데, 그 대신 어머니를 소유하고 있는 아버지처럼 되고자 한다. 아버지처럼 되면 미래에 어머니와 같은 여성을 갖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로써 남아는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를 극복하고 사회화가 된다. 반면 여자 아이는 자신에게 남근이 없음을, 자신이 보다 더 결여되어 있음을, 더 ..

그러므로, 남근은 없다

*불교와 정신분석을 연결하는 탐색에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세션에 대한 내용은 사실과 허구가 섞여 있음을 밝힙니다. 1. 연기緣起. 인연因緣하여 일어남이다. 이것이 있음으로 저것이 있고, 저것이 없으면 이것은 없다. 인에 연을 지어 일어난 것에 이름을 붙여 나, 또는 너라고 부른다. 인과 연의 마주침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대상은 존재할 수 없다. 나와 너의 마주침 없이 대상은 생겨나지 않으며, 대상이 있음으로 해서 나 또한 있다. 대상이라는 개념이 생성되면서 대상의 반대편에 나라는 개념이 생겨난다. 작다는 관념이 크다는 관념을 만든다. 관념이 제한한 프레임에서는 나를 확인하기 위해 대상을 필요로 한다. 욕망의 작동 이전에, '나'를 성립시키는 존재로서 대상은 요구된다. 상대항으로 연결된 것들의 일어남과 ..

남근을 결국, 잘라내야 하는 것일까

지난 주제 “여성적 욕망”에 대한 글에서 ‘남근’이라는 기표가 문제적인 것으로 등장한 것이 나에게는 문제적으로 보였다. ‘남근’이 우리가 우리 자신의 욕망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마다 우리에게 문제를 일으키는 무엇인 것으로 등장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라깡의 말이 맞는 듯하다. 남근은 우리에게 명백히 ‘욕망의 특권화된 대상’인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 그런데 남근, 그것은 왜 우리의 욕망에 대해서 ‘특권’을 갖게 되었던 것일까. 알다시피 그것은 거세 때문일 것이다. 물론 여기서 거세란 ‘상징적인’ 거세다. 거세는 실제로 음경을 절단하지 않으며, 다만 그리고 오직 ‘상징적으로’, 그러니까 ‘언어를 통해서’, 그럼에도 ‘너무도 강력하게’ 우리에게 우리 존재의 실재를 잘라내 버린다. 우리가 근원적인 존재 상실을 겪..