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인간의 공통적인 기표라고 한다면 그것은 죽음의 기표가 아닐까 생각한다. 죽음의 기표는 모든 인간이 쥐고 있다. 그 기표의 효과가 개별적인 것일 뿐...하나의 존재는 자신의 기표를 품고 죽는다. 그것을 알던, 알지 못하던 자신의 기표 아래서 한바탕 소동처럼 살아가다가 어느날 알려지지 않은 기표를 가지고 살다가 사라진다. 우리는 죽음으로써 그 기표를 죽인다. 남아있는 자들은 사라진 존재에 대한 잉여기표를 생산하기도 한다. 인간의 근원적 상실감은 죽음의 잉여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주이상스의 상실은 죽음과 가깝기 때문이다. 우리의 생존을 담보한 주이상스가 어찌 근원적이지 않을 수 있겠는가. 나는 왜 주이상스, 그 무의미의 힘에 우리가 왜 지배당하는지 의아했다. 무력한 존재는 타자의 돌봄없이 살아날 수 없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