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24. 죽음 2

기표의 죽음

모든 인간의 공통적인 기표라고 한다면 그것은 죽음의 기표가 아닐까 생각한다. 죽음의 기표는 모든 인간이 쥐고 있다. 그 기표의 효과가 개별적인 것일 뿐...하나의 존재는 자신의 기표를 품고 죽는다. 그것을 알던, 알지 못하던 자신의 기표 아래서 한바탕 소동처럼 살아가다가 어느날 알려지지 않은 기표를 가지고 살다가 사라진다. 우리는 죽음으로써 그 기표를 죽인다. 남아있는 자들은 사라진 존재에 대한 잉여기표를 생산하기도 한다. 인간의 근원적 상실감은 죽음의 잉여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주이상스의 상실은 죽음과 가깝기 때문이다. 우리의 생존을 담보한 주이상스가 어찌 근원적이지 않을 수 있겠는가. 나는 왜 주이상스, 그 무의미의 힘에 우리가 왜 지배당하는지 의아했다. 무력한 존재는 타자의 돌봄없이 살아날 수 없고..

2024/24. 죽음 2024.03.08

인간만이 죽음을 안다

누가 죽음을 모르는가. 아무도 죽음을 모르지 않다. 모를 수 없다. 언제나 누군가 죽(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는 마치 ‘죽음을 알지 못하는 듯이’ ‘죽음이란 것이 없는 듯이’ 살아간다. 참으로 이상한 일이다. 그런데, 이것이 과연 이상한 일일까.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삶이란 결코 '죽음이-아닌 것'이기 때문이다. 삶은 죽음을 모른다. 우리는 '살아 있으므로' 죽음을 모르는 것이다. 죽음에 대한 삶의 무지: 그것은 ‘아직 오지 않은’ 죽음에 대한 삶의 완강한 밀어내기로 구조화되어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죽음을 한없이 멀리 있는 것으로 지연시킬 수 있다고 믿을 때만이 우리의 삶은 평안함을 누릴 수 있다는 바로 그 이유 때문에 죽음은 삶으로부터 배척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언제나 누군가..

2024/24. 죽음 2024.0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