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9. 성도착 또는 관음증 3

대타자의 장난감(전현정)

대타자의 부흥 라깡의 성도착의 구조를 한마디로 말하면 '대타자 부활 작전'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죽은 대타자를 살려내는 부흥의 가공을 통한 주이상스의 소환이 도착증자가 목적하는 바이다 . 도착증자가 부흥 시키려는 대타자는 상징계 대타자가 아니라, 거세 이전의 빗금없는 대타자A이다. 언어의 거세이전 다형적 충동의 세계에서 유아의 신체는 쾌락이 전부인 신체이다. 아이는 어머니의 주이상스의 대상이고, 이 팔루스와 아이는 자신을 동일시 한다. 이들 사이에 아버지의 개입으로 아이는 더 이상 어머니와 아기는 서로를 쾌락하기를 멈추어야 한다. 어머니는 아이를 세상에 내보내야 하고, 아이는 법대로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일방적으로 배우게 된다. 그 어머니 대타자도 아버지의 법을 받아들이면서 거세된다. 죽은 대타자가..

상블랑, 혹은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욕망은 법이다. 정신분석 경험에 의해 드러난 것이 있다면 그것은 도착증, 즉 욕망이 법의 구성, 다시 말해 법의 전복으로 출현하는 곳에서조차 욕망은 법의 지지대라는 사실이다. 현재 우리가 도착증자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제약 없는 만족으로 바깥에서 출현하는 것이 사실은 방어이자 어떤 법의 실천적 사용이라는 점이다. 요컨대 도착증자는 자신의 활동을 통해 자신이 어떤 주이상스를 위해 봉사하고 있는지 알지 못한다. _ 1963년 2월 27일 세미나에서, 라깡 법이 욕망을 금지할 때, 금지는 폐기할 수 없는 욕망을 생산하며 욕망은 다시 새로운 차원의 법으로 쓰여진다. 법은 욕망을 금지하여 그 힘을 잃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차원으로 욕망을 재구성하여 더욱 강력한 흡인력으로 존재를 압박해오..

보는 자와 보여지는 자 / 시선과 응시(김서은)

바야흐로 볼거리가 넘쳐나는 시대이다. 유튜브를 비롯하여 넷플릭스, 왓챠와 같이 시각적 즐거움을 제공하는 서비스는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으며 비슷비슷한 콘텐츠들이 끊임없이 생산되고 있다. 그러나 점점 확대된 인간의 보고자 하는 욕망은 단순한 볼거리를 즐기는 수준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범죄의 수준으로까지 넘어가기도 한다. 공공 화장실에 불법 카메라를 설치하는 일은 여전히 문제가 되는 사안이며 N번방 사건은 물론, 최근에는 남성 BJ가 수많은 시청자들 앞에서 잠든 (혹은 술과 약을 먹여 잠이 들도록 만든) 여성을 성폭행했다는 기사도 심심치 않게 보인다. 타인의 성행위, 은밀한 사생활을 몰래 엿보고 거기서 쾌락을 느끼는 자에 대해 흔히 정신 의학에서는 관음증이라는 진단명을 붙이고 성도착의 한 종류로 분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