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깡에게 ‘소외’란 인간이 ‘언어의 인간’[parlêtre, 말-존재]이 되면서 자기 존재의 실재 곧 육체의 삶을 ‘근원적으로 상실하는 사건’을 말한다. 이른바 프로이트의 ‘원초적 외상’이다. 그리고 우리는 자기만의 고유한 외상 장면을 기억하고 있다. 여기서의 ‘기억’은 memory가 아니라 inscription을 뜻한다. 그러니까 그것은 ‘각인’된 ‘기록’이다. 외상 장면은 우리의 내면 곧 심리 안에 ‘새겨져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그것을 철저히 억압하고 있기에 지금 기억하고 있지 못한다 해도 그것은 우리의 무의식 안에 ‘기록’되어 있고 그것은 언제나 ‘작동’하고 있다. '우리 내면의 원인을 구성하는' ‘의미 생산’을 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이른바 무의식은 ‘말하지 않고 행위한다’는 언명이 유효해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