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3. 우리는 무엇을 욕망하는가

우리는 무엇을 욕망하는가(김정철)

라까니언 2023. 1. 21. 23:30

욕망에 대한 단상

욕망에 대한 경험이 쌓여가며

더 이상 쾌락하지 않은 상태를 경험한다.

불감증과 유사하게

삶에 대한 불감증

살아있지만 죽음과 유사한 느낌의 불감증은 삶에서 죽음을 경험하게 만들고 지금은 없지만 어딘가에 있을 쾌락에 대한 탐닉의 과정으로 나를 반복하게 만들고 있다.

 

기표와 충동

“우리는 충동, 성적 충동의 감정이 아주 특별한 방식으로 조형적이라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이들은 하나가 다른 하나의 자리 를 대체할 수 있으며, 하나가 다른 하나의 강렬도를 취할 수 있다. 하나의 만족이 현실에 의해 거절될 때에 다른 하나의 만족 이 거절된 것에 대한 온전한 보상적 만족을 제공할 수 있다. 이들은 하나가 다른 하나에 대해서 마치 조직망처럼, 마치 액체로 채워진 수로처럼 기능한다.” - 라깡인간학 백상현 106p에서 라깡세미나 7 108p 변역본

나중에 알게된것이지만 유럽적인 자전거 모양인 사이클에서 미국적 자전거인 BMX의 모양이 미국의 호황과 더불 어 전 세계적 유행을 하던 시기였던 것 같다.

어릴 적 BMX 자전거를 가지고 싶었다.

집에 신문 배달하는 자전거 같은 것이 있기는 했지만 어른용이어서 내게는 무거웠고 크기 또한 컸다고 설명할 수 있다지만 그때 나의 욕망은 BMX 자전거에 있었던 것 같다. 같은 동네에서 살고 있던 친척 동생이 BMX 자전거를 가지고 있어서 부근에 있는 개천가 뚝방을 내려오는 재미가 제법 쏠쏠했다. 뚝방에서 날아가 패데기 쳐진 나의 몸이 고통 속에서 일종의 쾌락을 느낀 듯했으니까

라깡의 말과 같이 충동이 자전거를 타는 행위를 넘어 BMX라는 기표의 수로에 닿은것이다. 미제라면 똥이라도 좋을 시기였고 BMX 자전거는 자유와 새로움을 상징하는 이미지였던 것으로 기억된다. 대락 10만 원 정도 했던 것으로 생각되는 자전거를 형편상 가질 수는 없었다. 그러한 시절이 지나고 나의 욕망은 여러 지점을 지나가 지금은 48세의 나이를 지나고 있는 중이다. 나의 욕망의 여러 지점에서 소유하지 못했던 자전거와 같이 포기의 지점도 여럿이 있었지만 보통의 사람들과 같이 연애와 성관계를 욕망하기도 하고 나의 몸을 욕망하는 도구로 여러 가지 움직임을 수련하거나 더 나아가 숨쉬기와 같은 느린 움직음을 통해 강열하게 몸을 탐닉하는 움직임을 욕망했던 시절도 있다. 그리고 더 많은 욕망을 수행하는 도구로 돈을 벌기 위 해서 열심히 살았던 시절도 있고, 지적 욕구로서 나를 아는 일에 대해서 욕망했던 것으로서 기독교신학, 철학, 정신분석 또한 나의 욕망의 방황에 포함되어 있는 것 아닌가?라는 회고 아닌 회고를 하게 된다.

이러한 욕망의 환유는 기표라는 수로를 타고, 충동이 욕망의 수로를 흐른다. 하지만 욕망이라는 기표보다 원초적 느 낌이 드는 충동이라는 기표를 가져오는 이유는 기표로서의 욕망과 늘 함께했던 만족과 불만족의 영역을 포함한 기표를 표지 할 수 있는 기표로서 충동이 적합한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욕망은 기표를 따라 흐르는데 흐른것의 흔적을 혹은 상태를 쾌락이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