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책감이라는 감정은 우리를 괴롭힌다. 이것은 실제로 지은 죄에 달라붙어 우리에게 등장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때로는 어떤 ‘의도’를 가진 것만으로도 우리를 고통스럽게 만든다. 물론 나의 죄가 아닌 아담으로부터 비롯된, 서구 기독교 문명에서 보여지는 인류 전체의 원죄에 대한 죄책감 역시 빼 놓을 수 없다. 그러나 길티 플레져guilty pleasure라는 말이 있듯, 죄책감에는 일종의 쾌락이 동반된다. 죄책감이 우리를 고통스럽게 만드는 가장 큰 이유는 금지된 것을 향유하거나 욕망했기 때문이다. 법은 우리가 즐겨도 되는 쾌락과 즐겨서는 안 되는 쾌락을 구분하며, 법 너머의 금지된 것을 욕망하는 일에는 죄책감이 따른다. 예컨대 공부를 해야 하는 학생이 과도하게 게임이 주는 쾌락에 몰두하거나, 나를 희생하는 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