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이사를 하면서 어릴 때 썼던 글들의 더미를 발견했다. 언제, 왜 썼는지 기억이 나는 것도 있었고 내가 쓴 것 같지 않은 글들도 있었다. 그래도 거기에는 내가 쓴 것이 맞다는 어떤 흔적들이 남아 있었다. 종류는 소설에서 일기, 어디에서 무엇을 느꼈을지 모를 짧은 단상들로 매우 다양했다. 생각해 보면 나는 아주 어릴 때부터 글을 써왔다. 때로는 어딘가에서 칭찬을 받거나 상을 받기도 했었지만 내가 글을 쓰는 가장 큰 이유는 어쨌든 그것이 즐겁기 때문이었다. 그 당시의 나는 소설가가 되고 싶었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이런저런 이유로 글을 쓰지 않게 되었고 그렇게 쓰지 않는 기간이 길어지다가, 글을 쓰지 못하는 순간이 찾아왔다. 모니터에 띄워 놓은 하얀 창을 마주했을 때 무엇을 써야 할지 몰라서 한참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