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자, 문자(the letter)에는 무게가 없다. 언어혁명가 소쉬르에게 글자 곧 기표(signifiant)는 어떠한 실체도 갖지 않는 ‘청각 이미지’, 특정한 소리가 특정한 개념을 나타낼(재현할) 수 있는 것으로서 우리의 심리 안에 새겨진/기록된 무엇[‘심리적 각인’]이었다. 기표로서의 문자는 언어의 순수한 기능인 것이다. 언어란 기표의 놀이로서 작동한다. 기표, 글쓰기는 어떠한 실체가 아니고 단지 ‘언어의 놀이’의 요소일 뿐이다. 따라서 기표-글쓰기에는 어떠한 무게도 없다. 물리적 무게뿐 아니라 심리적 무게 또한 없다. 글자의 조합 자체에는 어떤 심리적 책임(?)도 따르지 않기 때문이다. 글자는 아무렇게나 [물론 ‘문법’이라는 코드 안팎에서만 그렇겠지만] 조합될 수 있는 것이고 그것의 결과는 때때로 ..